비교적 노동 환경과 복지가 잘 구비 되어 있다는 호주도 호주 정부의 소위 IR(Industrial Relations) Law의 통과이래 노동계의 강한 반발과 가두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위 법안의 골격은 그동안 노동 조합하의 계약을 통한 고용 계약이 아니라 이제는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개별 계약을 인정 한다는 것인데, 고용주에 비해 약자 입장인 근로자의 근로 조건이 불공정하게 계약 될 수 있는 여지가 발생 하였습니다.
호주 노동 연합 발표에 의하면 지난 일년동안 이 법안의 통과로 시간외 근무 수당을 받을 근로자의 51%, 주말 근무 수당을 받을 근로자의 63%, 공휴일에도 받을 수 있는 수당 수혜자의 46%, 정규 시간외 노동 시간에도 받을 수 있는 임금 수혜자 46%, 근무 시간내 휴식시간에 받을 수 있는 수당 수혜자의 52% 가 개별 계약하에 이러한 수혜 없이 노동을 하였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근로조건에 동의 하지 않는 근로자는 원천적으로 직장을 잡을 수도 없고, 직업을 얻는다 해도 계약에 의해 위의 근로 수당을 청구하지 못하는 불합리가 생겼다고 합니다.
올라가는 물가에 비해 오히려 정당한 수당지급이 무시될 수 있고 이는 직접적으로 많은 근로자의 가정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호주 노동계는 강한 반발과 가두 시위를 벌여 왔습니다.
노동 연합은 연속적으로 티비에 이 법안의 불합리에 대한 광고를 내보내고 있고, 그동안 방송대담 프로그램이나 뉴스를 통해 노동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마침 4월 22일 시드니 시내에서 노동 연합 가두 시위를 한다고 하여 나가 보았습니다. 생존권 사수라는 노동 연합의 성명하에 산하 여러 인권단체와 노동 조합들이 모이는 가두 시위라 하여 조금은 긴장도 했지만 가두 시위 현장은 오히려 조금은 낯설기 까지 하였답니다.
가두 시위 인원은 천여명 가까이 되었고 시내의 6차선 도로를 점거하고 가두 행진을 시작하는데, 으례히 보여야할 대단위 경찰력은 없고, 교통 경찰들만 교통정리를 하더군요. 사전 신고와 시의 허가가 나왔겠지요.
노동 단체들별로 동일한 티셔츠를 입거나 평상복 그대로 자기들이 만든 피켓을 들고 시내를 걷기 시작 합니다. 시위대 중간 중간에 확성기를 든 사람이 구호를 외치기도 하고 노래도 합니다.
구호를 적은 피켓만 없으면 거의 가두 시위라기 보다는 무슨 축제 행렬을 하듯이 풍선도 들고, 가장 행렬에나 입을 옷들도 입고 나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근로자, 학생, 서민 연합하자'라 적은 플랭카드 아래로는 많은 학생들도 보입니다.
시위대에는 가족 단위로 참가한 사람들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무등을 한 아이들 부터 해서
유모차에 탄 아기까지
호주의 전형적인 맨발족들, 요즘은 시내에서 위험하기 때문에 맨발로 다니는 사람은 잘 보기 힘든데.
오늘의 가두 시위 아니래도 그동안 몇번 시위를 본적이 있었지만, 오늘 시위는 방송에서도 그렇고 노동 단체 연합 가두 시위라고 해서 나름대로 심각하지 않을까 했는데, 다른 시위들 마냥 축제같은 시위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이들 시위대는 결국 크릿켓 경기장에 모인 다른 시민들과 합류, 만여명이 모인가운데 노동 연합이 주관한 " Rockin' for Rights"라는 공연 까지 관람하고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고 뉴스에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춘투, 가투 그런 시위문화에 익숙한 저로서는 그저 밋밋하기만 한 가두시위 였습니다. 다른 시위도 아니고 노동계 연합에서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가두 시위 이건만 경찰력과의 마찰도 없었고, 일요일이라 교통 마비도 불러일으키지 않았습니다. 이미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하여 오늘의 가두 시위가 홍보되어 대중 교통을 이용해 달라는 공지도 나가 있었습니다.
아울러 가두 시위중에 주어지는 전단을 읽어보니, 이 법안의 불공정 조항과 법안 폐지 동참에 참여 할것을 조목 조목 적어 나가고, 차후에 올 선거에 이 법안을 통과 시킨 여당을 퇴출시키자는 내용 이었습니다.
군사 정권하 민주화 운동에 익숙한 우리의 전투적인 가두 시위 문화나, 특히 대의를 위한 자신의 희생이 승화된다고 생각하는 시위문화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호주의 시위문화를 가지고 우리의 민주화를 쟁취하기 위해 희생된 민주 열사들의 시위문화를 폄하자는 의도는 아님을 알아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군사 정권하의 민주화 운동을 하던 시대도 아니고, 촛불 시위등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시위 문화가 많이 정착되어 가고 있다고도 생각합니다.우리의 생존권이 달린 여러 사안들이 전투적이고 희생적인 시위로 속전 속결로 바꾸어 질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좀더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시위 방법과 정책 입안자들을 판단하는 선거에서 국민의 힘을 보여 주는 방법으로 해결이 되었으면 합니다. 물론 시위의 강도가 강하든 아니든 정책을 입안하는 국회의원들과 정책 수행자인 정부에서 이러한 성숙해 가는 시민의 목소리에 더욱 귀기울여야 하겠지요.
아래는 이 법안의 불공정함을 홍보하는 노동 연합 단체가 내보내고 있는 티비 광고들 입니다.
추가, 23일 월요일 조간 신문 시드니 모닝 헤럴드를 보니 어제 한 가두시위에 이은 "Rockin' for Rights" 콘서트 사진과 함께 이러한 노동 연합의 움직임에 따른 여론 형성이 차기 선거에 미칠 영향등 종합 분석 기사를 탑기사로 올려 놓았습니다. 어제의 뉴스 시간에 보여준 모습은 뭐 노동법 개악을 위한 시위라기 보다는 거의 락콘서트를 보는 듯하더군요, 중간 중간 노동 연합의 성명서가 발표되고 공연을 하고, 우리로 따지면 풍물패 공연이라고 할까요? 비록 경찰력과의 충돌도 자기 희생도 없는 시위였지만 언론에서 이를 다시 재생산해주는 것도 사회 시스템이 돌아가는 한 모습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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